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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의 우생학: 민족주의는 어떻게 문화제국주의의 아종이 되었나

    팝의 우생학: 민족주의는 어떻게 문화제국주의의 아종이 되었나

    대중적 기호에 의한 순수예술에 대한 경시와 핍박은 전통과 현대, 인종이나 민족성과 같은 정체성의 관계를 넘어서서 민주적인 것과 민주적이지 않은 것의 경계를 숙제로 남겼다. 민주주의 예술, 대중음악이 엘리트주의의 서양음악을 완벽하게 정복한 지금에 보편성은 새로운 질서로 거듭났다. 그럼 이제는 엘리트를 타도한 대중을 타도할 차례인가? 부정의 미학이 그런 보복의 사슬로 이어져도 좋은가? 그것은 거시적인 측면에서 미적 동어반복에 불과하다.


  • 웃음의 매체와 개그 만화의 재구성: 『멍텅구리』에서 병맛 만화까지

    웃음의 매체와 개그 만화의 재구성: 『멍텅구리』에서 병맛 만화까지

    웃음의 의미가 텍스트를 둘러싼 맥락에 의해 규정된다는 점에서, 개그 만화를 온전히 이해하고 향유하기 위해서는 해당 작품이 창작된 당대의 사회적, 문화적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 영상 도시의 기계 시선과 기계 도시의 영상 시선

    영상 도시의 기계 시선과 기계 도시의 영상 시선

    초점이 모이는 곳이 초점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도시에서 겹쳐진 기계 시선은, 그 초점 설정을 통해 자신을 겹친 도시를 바라 본다. 기계의 시선을 통해 도시를 바라보면서, 도시를 바라보는 것을 바라보기도 하는 일은, 도시와 기계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탐색을 수반한다.


  • 비존재에 대하여
    -태양광증에 대한 사례보고서

    비존재에 대하여-태양광증에 대한 사례보고서

    태양은 순수한 광기이며 또한 광증의 원천이다. 우리는 세 가지 태양광증을 비교하면서 인간의 미친 듯이 맹렬하게 소진되는 에네르게이아, 무한히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광기의 변증법을 보여줄 것이다.


  • 유령의 공간, 시간의 콜라주: 『여기서』의 크로노토프

    유령의 공간, 시간의 콜라주: 『여기서』의 크로노토프

    『여기서』는 시점이 고정된 공간(집의 거실)을 두 페이지에 걸쳐 옮겨놓은 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공간의 양상을 보여준다. 공간은 고정된 채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자유롭게 이동시키며 동일한 공간 내에 다층적 시간을 중첩시킨다. 『여기서』는 시간성과 공간성이 교차하는 만화이다.


  • 죽음, 꽃, 타투, 멂과 아름다움

    죽음, 꽃, 타투, 멂과 아름다움

    캐나다에 사는 친구가 한국에 사는 나에게 꽃으로 조의를 표한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마음 표현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타투를 혐오하는 한국 사회에서 타투를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몸 표현이다. 손쉽게 선택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기술 메커니즘이 있음에도 그것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는 것, 혹은 그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메커니즘 바깥을 우회해 나가는 것.


  • 보더 다이내믹스: 우리는 국경으로부터 무엇을 읽을 수 있는가?
    Border Dynamics: What can we capture from borders?

    보더 다이내믹스: 우리는 국경으로부터 무엇을 읽을 수 있는가? Border Dynamics: What can we capture from borders?

    행위자성을 이해하는 것은 복잡한 층위의 경계에 대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국경의 경우 때로는 너무나 견고해 보이는 국민국가 체제의 균열을 드러낸다. 다음으로 행위자성의 문제는 개인의 열망과 그로 인해 도래할 수 있는 잠재적 미래에 주목하게 한다. 경계에 주목함으로써, 우리는 이 공간의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도 감각할 수 있다.


  • 파국 속 함께-되는 몸, 몸들에 대하여

    파국 속 함께-되는 몸, 몸들에 대하여

    이와 같은 경험, 그들이 몸으로서 바다, 바닷속 생물들과 함께 얽혀가는 과정과 지식은 소위 말하는 ‘(검증된) 과학적 지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인간의 세계 바깥에서 혼종적 과정을 거쳐 몸 안에 새겨지는 경험을 기존의 언어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말해도, 들리지 않는다. 바다의 변화와 생물의 죽음 앞에서 무기력이 반복되고, 그들은 말하기를 멈추었다.


  • 그라디언트에 대한 갑작스런 생각

    그라디언트에 대한 갑작스런 생각

    그라디언트는 색을 배치하는 독특한 방식입니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중에 색을 전문적으로 배치할 일이 있는 사람들이 거듭해서 그라디언트적 방식으로 색을 배치하게 만드는 조건이나 동력이 무엇인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2020년대는 그라디언트에 대한 수요도 공급도 무척 컸던 시기로 여겨질 겁니다.


  • 「원고 N」에 대한 부록 a: 사이버스페이스는 정신분석의 자료가 될 수 있는가?

    「원고 N」에 대한 부록 a: 사이버스페이스는 정신분석의 자료가 될 수 있는가?

    그들의 글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나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이 글은 가속주의적 관점을 어느 정도는 채택한다는 것을 밝힌다. 가속주의자들은 정신분열증-자본과 연계해서 사이버스페이스에 대한 어떠한 혁명적 입장을 견지하며 이를 분석하지만 나는 조금은 다른 노선(편집증-무의식)을 택하고자 한다.


  • 공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부서지는 것이다

    공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부서지는 것이다

    5층 높이의 회색빛 건물이 사라졌다. 건물이 사라지자, 건물 뒤편의 녹색 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두 달 전쯤이었을까. 공사 펜스가 건물을 둘러쌌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팻말도 여기저기에 붙었다.


  • 원고 N. 미완된 논고를 위한 미완된 논고: 정신분석적 비평의 기초에 대해서

    원고 N. 미완된 논고를 위한 미완된 논고: 정신분석적 비평의 기초에 대해서

    모든 아마추어 이론가들에게 그러하듯이 초기 모델이나 구상에서의 미해결 과제는 유령처럼 그들의 배후에 존재하며 시시각각 그 이론을 위협한다.


  • 비현실성 리뷰 2 : 갈라 포라스-김

    비현실성 리뷰 2 : 갈라 포라스-김

    포라스-김은 자신의 회화 작업을 가리켜 ‘페인팅’이라 하지 않고 ‘드로잉’임을 강조한다. 사회과학자의 드로잉에 장르적으로 더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물의 표면에는 음영을 넣을 수 있어도, 사물이 놓여져 있는 공간에는 그림자가 없다. 사물과 공간의 관계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 비현실성 리뷰 (2024년 1분기)

    비현실성 리뷰 (2024년 1분기)

    오랜만에 서울의 미술 씬을 둘러보니 과연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일들이 많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유별나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두 가지 현상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하나는 글로벌 메가-화랑들이 한국인 작가 단체전을 여는 현상이다. 또 다른 하나는 갈라 포라스-김 작가의 등장이다.


  • 망각이란 무엇인가?

    망각이란 무엇인가?

    하지만 망각은 문제 해결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든다. 문제 자체를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모든 변화의 가능성은 망각과의 싸움에서 싹튼다. 위기의 망각은 위기를 심화시킨다. 망각이 ‘지구 생태계의 위기’, ‘사회경제적 위기’와 맞물린 ‘인간생태학적 위기’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조건인 이유다.


  • DJ-공간에서의 미적경험에 대해서 그리고 DJ덱의 영원회귀

    DJ-공간에서의 미적경험에 대해서 그리고 DJ덱의 영원회귀

    울지 않으려면 우리는 잠깐 웃어넘겨야 한다. DJ-공간은 시대의 우울의 몽상이자 알레고리인 것이다. 그러나 명심해야 될 것은 디제잉 컨트롤러는 하나의 악기이며,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도록 도와준다. 단지 반복될 그것을 위해서 말이다.


  • About the aesthetic experience in DJ-space and the eternal return of DJ decks

    About the aesthetic experience in DJ-space and the eternal return of DJ decks

    In order not to cry, we have to laugh a little. The DJ-space is a dream and an allegory of the melancholy of the era. However, we must keep in mind that the DJ controller is a musical instrument that helps conduct the orchestra. Only for it to be repeated.


  • 중간대상으로서의 체스와 약물: 넷플릭스 미니시리즈 [퀸스 겜빗]의 베스하먼을 중심으로

    중간대상으로서의 체스와 약물: 넷플릭스 미니시리즈 [퀸스 겜빗]의 베스하먼을 중심으로

    “중간 영역(intermediate area)”이라는 이 공간은 위니코트의 개념으로서, 도전받지 않는 심리적 영역에 속하며 어머니의 돌봄하에 허용되고 체험되는 공간이자 유희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영역은 중간 대상과 있는 바로 그곳에서 유아에게 그 대상의 객관성이나 주관성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중간영역은 예술, 종교, 문화와 연관된다.


  • 실험-파시즘: 실패

    실험-파시즘: 실패

    지난 세기, 지구와 인류는 하나의 실험 대상이었으며 그 본성의 변화에 대한 거대한 실험장이었다. 그것은 “세상을 바꿔서 철학하겠다는 자들의 태도, 즉 인간의 의식을 바꾸겠다는 의도를 통해 표출”되었다.


  • 비좁은 영웅. 대미언 샤젤 영화를 보고 든 생각

    비좁은 영웅. 대미언 샤젤 영화를 보고 든 생각

    대미언 샤젤의 차기작에는 틀림없이 교통사고 장면이 나올 것이다, 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크고 작은 접촉 사고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확실히 눈에 띄는 클리셰 중 하나이다. 예컨대 [위플래쉬]에서 앤드류는 교통 사고 당한다. [바빌론]의 넬리는 첫 등장과 퇴장 모두 접촉 사고를 수반한다.


  • 뭣 같은 기분을 느끼기: 감성문화에 대한 분석

    뭣 같은 기분을 느끼기: 감성문화에 대한 분석

    Aesthetic이라는 인터넷 문화는 “단어로서의 Aesthetic(미학)일뿐더러 정확하게는 학문으로서 미학뿐만 아니라, 특정한 화풍이나 화가의 작품에서 공통되는 요소, 그 스타일을 가리키는 단어다. 여기에서 단어로서의 ‘미학’(Aesthetic) 이 학문으로서 뿐만 아니라 특정한 작품이나 화풍에게서 공통되는 스타일을 가르키는 단어로 정의됨에 주목해야 한다. 현대의 미학은 인터넷과 결부되지 않고서는 이야기 될 수 없는 것이다.


  • 코뮌(‘피터 왓킨스의 영화?’)의 시공간들

    코뮌(‘피터 왓킨스의 영화?’)의 시공간들

    [코뮌]의 연극적 무대는 파리 외곽의 버려진 자동차 타이어 공장에 설치되었다. 그리고 이 부지는 조르주 멜리에스의 영화 스튜디오가 위치했던 곳이기도 하다. 피터 왓킨스는 그 사실을 중요시했던 것 같다. 멜리아스에 대해 ‘빈곤 속에 사망’하였음을 강조한 것처럼 자신의 작업이 받는 현재적인 소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코뮌]을 영화사에 배치하려는 일종의 공간으로부터의 전유로 해독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이해력에 대한 비평 또는 소고-5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이해력에 대한 비평 또는 소고-5

    쓰고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모순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그러니까 우리는 놀아야만 한다.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 혼자 살며 두는 것은 쓸쓸하다. 상보성의 세계는 언제나 타인이 있어야지만 가능하다. 이것이 이론이 아니라 공감도 아니면서 사람을 사람답게 바라보는 시선이다. 타인을 범죄자로 생각하는 시선에서 나는 벗어나야만 한다. 동기로써 파악하려는 시선들을 다시금 재고해봐야 한다.


  •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이해력에 대한 비평 또는 소고-4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이해력에 대한 비평 또는 소고-4

    이제 프로파일링류의 방식이 사실상 논리적 추론의 형태중 하나인 가설 추리 논증의 형태를 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를 ‘해결’ 해야 하니까 말이다.


  •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이해력에 대한 비평 또는 소고-3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이해력에 대한 비평 또는 소고-3

    합리성을 끝장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 합리성의 구조를 밝히고 그 전제나 가설 추리를 분석한뒤 구조내에서 귀류법등을 통해 패러독스들을 만든뒤에 딜레마를 제시한다. 둘째. 합리성은 자신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 그림과 패턴을 보여준다.


  •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이해력에 대한 비평 또는 소고-2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이해력에 대한 비평 또는 소고-2

    생물 심리학적 해석은 범죄자가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 결정인자의 존재를 증명하는 연구방법으로 사회와 생활환경이 다소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범죄자의 기질을 밝히고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롬브로소는 죽었지만, 그의 이론은 이제 다양한 영역에 스며들게 되었다. 마치 그가 보던 해골들이 쌓인 무더기에서 하나 둘 씩 해골들이 떨어져 부셔져 땅 속으로 들어가듯이….이제 나는 폭력의 운명에 대한 장으로 넘어간다.


  •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이해력에 대한 비평 또는 소고-1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이해력에 대한 비평 또는 소고-1

    인간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해력(力)1)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인간에 대한 이해의 ‘힘’을 가지도록 돕는 도구인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이 ①이며 ②이고 그리고 ③이라고 하고 싶다.


  • 문보영의 ‘내 방은 이렇게 생겼다’에 대하여

    문보영의 ‘내 방은 이렇게 생겼다’에 대하여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일기시대]는 총 사십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1/4에 해당하는 꼭지를 문보영은 꼭 같은 방식으로 시작한다. “내 방은 이렇게 생겼다” 라고 한 줄 적고, 방의 평면도를 첨부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 메타버스에 대한 실망감을 최대한 줄여보기

    메타버스에 대한 실망감을 최대한 줄여보기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자. 메타버스를 체화된 인터넷에의 ‘약속’이 아니라, 인터넷이 체화된 시대의 ‘징후’로 본다면, 실망할 일이 없다. 메타버스는 체화된 인터넷을 꿈꾸게 하는 선언적 개념이 아니라, 인터넷이 이미 상당하게 체화되어, 피부처럼 익숙해진 시대가 갖는 자기반영과 반추의 욕구를 나타내는 유행어이다.


  • 도시에서 당사자를 의심하기

    도시에서 당사자를 의심하기

    도시공간의 당사자주의는 도시나 지역의 공간적 현안을 도시민·지역민의 의사나 이익에 ‘따라서’ 결정해야 한다는 지방자치의 원리와 제도를 거치며 마치 부정할 수 없는 자연법칙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그런 점에서 ‘상식’이 되었다).


  • 이상한 공간의 민희진

    이상한 공간의 민희진

    민희진은 ADOR의 총괄 프로듀서이다. ADOR라는 회사 이름은 독특한 공간성을 제시하는 회사 이름이다. ‘all doors, one room’의 약자이기 때문이다. ‘방 하나. 문만 있음.’ 문으로만 이루어진 공간은 어떤 공간인가. 사방의 벽이 여닫을 수 있는 문으로 구성된 공간일 수 있다. ‘다공성’이다.


  • 세계 열기 혹은 메타게이밍을 위한 공용 장치?

    세계 열기 혹은 메타게이밍을 위한 공용 장치?

    단순히 세계를 기술할 뿐 아니라 작동시킬 수 있는 접근성 높은 일종의 ‘공용 언어’ 혹은 새로운 공적 토대를 제공한 점에서 게임엔진의 민주화는 플레이공간의 크기를 바꾸고 있다.


  • 응답: 페미니스트 도시를 위하여

    응답: 페미니스트 도시를 위하여

    이 글은 레슬리 컨의 [여자를 위한 도시는 없다]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다. 더 넓은 포용성과 가능성을 품고 있는 원제목 “Feminist City”를 가져와 이 글에 제목을 붙여 보았다.


  • 이동을 둘러싼 폭력과 투쟁으로서의 자리 지키기

    이동을 둘러싼 폭력과 투쟁으로서의 자리 지키기

    이 사진은 바로 예루살렘과 구시 에치온 정착지를 잇는 60번 도로의 모습이다. 위에 있는 직선 도로는 이스라엘 시민과 관광객만 이용할 수 있고, 아래의 구불구불한 비포장 도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다닐 수 있는 도로다.


  • 떠도는 이들은 어떻게 잊혀졌는가?

    떠도는 이들은 어떻게 잊혀졌는가?

    모든 일들은 점처럼 세계에 기입되고, 점들은 때론 혹은 항상 연결성을 지닌다. 우연히 ‘무등산 타잔 박흥숙 사건’을 들었던 일, 모빌리티 세미나에서 하가르 코테프(Hagar Kotef)의 책을 함께 읽었던 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이동권 토론을 시청한 일, 집단 수용시설 실태에 관한 정부의 용역 연구 결과에 관한 뉴스를 본 일. 이런 일들이 모여 이 글을…


  • 호롤롤로

    호롤롤로

    남양주와 와부읍과 덕소리에 대한 다른 많은 이야기들을 하는 것도 물론 재미나겠다만, “잡종성”도 그렇고 한강변에 붙어있는 와부읍 덕소리 일대를 상징하는 단 하나의 볼거리가 있다 하면 어쩔 수 없이, 동양하루살이 떼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거 같다. 이르게는 날이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5월부터 해서 여름을 훅 지나고 거의 9월까지, 내가 생각하기엔 덕소 일대의 절기 혹은 하계 명물이라고 해도 괜찮을…


  • 서울, 이태원에서 / 제주, 탑동에서

    서울, 이태원에서 / 제주, 탑동에서

    행인 1의 머리 위에서 가발이 나풀거린다. 나는 그것을 낚아채 빈 머리를 가린다. 행인 2의 구두 굽이 덜렁거린다. 너는 그것을 떼어 신발에 덧붙인다. 거리 곳곳 세워진 빌딩들은 무대 장치처럼 현실감이 없다. 태양이 거기에 머리를 찧고 있다. 이 무대에서 태양은 퇴장 불가인가보다. 바람이 불 때마다 빈 머리가 드러나고 너는 낡은 굽 위에서 비틀거린다. 어디선가 관객들이 비웃는 소리가…


  • 잡종도시 챌린지

    잡종도시 챌린지

    자신이 사는 지역, 도시의 잡종성을 드러내는 컨텐츠를 모집합니다. 사진, 영상, 에세이, 만화, 소설, 《잡종도시서울》 기존 컨텐츠에 대한 감상문 등 자유 형식으로 가능합니다.


  • 커버링 시티-업: 흉과 믿음의 터전 이야기 (2/2)

    커버링 시티-업: 흉과 믿음의 터전 이야기 (2/2)

    시각에 의존하는 커버 업과 다르게 문신 제거 레이저 시술은 시각적이지 않은 방식으로도 문신을 감각하게 한다. 문신 제거 레이저 시술은 드러내기·보여주기의 실행이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에는 고귀하게도 의학적인 근거가 있다. 기계극초단파 레이저 ultrahigh frequency laser를 사용하는 문신 제거 원리는 문신하는 원리와 이어진다. 외부로부터 유기체의 피부 공간에 입자가 들어오면 면역기관에서 면역관리자가 출동한다. 면역관리자는 피부 공간에 주입된 입자를 이물질로…


  • 잡종도시서울과 경계부 사이공간의 정치

    잡종도시서울과 경계부 사이공간의 정치

    서울의 ‘시민권자’이자 식자층인 이들은 세계 스케일과 국가 스케일의 경계짓기와 (재)영토화 경향을 우려했다. 그리고 글로벌시티즌십의 일원으로서 진정성을 갖고 발언했다. 그러나 이들 중 적잖은 이들이 그 하위 스케일, 특히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 스케일에서의 경계짓기와 재영토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는다. 이들과 조금 더 대화를 이어나가다 보면 지방자치제도는─그것이 민주주의적인 정당성과 제도적 실용성을 중요하게 갖고있는 것임을 부정할 수는…


  • 커버링 시티-업: 흉과 믿음의 터전 이야기 (1/2)

    커버링 시티-업: 흉과 믿음의 터전 이야기 (1/2)

    어릴 적에 나는 어떤 캐릭터를 만들었다. 동그라미를 그리고 가장자리에 작은 팔과 다리를 두 개씩 붙여 만든 캐릭터의 등에는 거대한 가방을 짊어지웠다. 나는 그 가방을 캐릭터에게 좋은 것으로 여겼다. 가방은 캐릭터의 몸집보다 네 배는 더 컸는데, 나는 캐릭터를 가방 안에 넣어 잠도 재웠다. 그렇게 하면 캐릭터가 아늑해 할 것 같았다. 나는 그 캐릭터를 낙서하며 가방에 쏙…


  • 도시(간)지하(사이)공간

    도시(간)지하(사이)공간

    ‘사건’의 정지는 운행 출발 직후 발생한 것도 아닌, 상당 이동 후에 발생한 것이었다. 결국 열차에서 대기하던 수 백 명의 승객들은 처음에는 상하행선 선로에 설치된 대피로를 따라, 이어서는 선로에까지 내려가, 고촌역을 향해 수 킬로미터의 지하세계를 걸어야만 했다. 지하 퇴근길은 ‘사건’으로부터의 유일한 탈출로가 되었다.


  • 승인되지 않은 애도 An unapproved mourning

    승인되지 않은 애도 An unapproved mourning

    몇 층위의 막을 제거한 채 이미지를 다루는 일은 비교적 간결하다. 작업은 시각을 숭상의 단에 앉힌 후 이외의 감각들을 폐쇄한다. 오로지 눈에 맺히는 것만을 보존하기 위함이다. 이 매끄러운 일련의 작업의 틈에, 오리고 늘리고 붙이고 줄여져 재배치되는 것들이 있다. 바로 생물들. 그중에서도 가장 비천하고 끔찍한 것. 살아있[으면 안되]는 것들.


  • 평평서울

    평평서울

    에스맵의 데이터들이(가령 도로망, 스카이라인 분석, 이미 레이어로 설정한 바람길 등) 이들이 실질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계속적으로 ‘주장’하지만 에스맵의 결정적인 시각화는 결국 이들을 결정적으로 배제하고 있었다. 이로써 에스맵에서 재현되는 서울은─특히 서울의 끝부분은─흡사 세상 끝의 풍경이 된다. 여기서 서울은 흡사 암흑의 우주 위에 떠 있는 지구 평면론자들의 도시, 혹은 (도시 작동의 모든 메커니즘을 도시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 물과 변으로 상상력을 수혈하기 (2/2)

    물과 변으로 상상력을 수혈하기 (2/2)

    1972년 전까지 남한엔 수도 서울에도 하수처리장이 하나도 없었다. 이제 인구 500만이 넘은 서울의 지배적 분뇨처리 기술체제는 여전히 부실한 도로망 위를 움직이는 지게꾼과 트럭, 일제시대에 설치된 빗물 흡수 목적의 우수관, 그리고 1960년대에 들어 12개로 증설된 분뇨탱크였다.


  • 김포교통 버스는 더이상 김포에 들르지 않습니다

    김포교통 버스는 더이상 김포에 들르지 않습니다

    여기서 보다 강조할 것은, 김포교통의 이름이 서울 바깥에서 주요한 이름이 되었다가, 서울 바깥에서는 발견되지 않게 되기까지의 전말이다. 현재 김포교통 모든 버스의 운행노선은 서울 시내만을 오간다. 다시 말해 서울의 꽤 넓은 범위에서 흔하게 목격할 수 있었던 김포교통의 버스를 막상 행정구역으로서의 김포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로 인하여 김포교통의 이름을 과거의 지역편입 이전의 남은 흔적으로‘만’ 독해하는 낭만적이거나 서정적인…


  • 물과 변으로 상상력을 수혈하기 (1/2)

    물과 변으로 상상력을 수혈하기 (1/2)

    화장실 문을 열고 변기에 앉으면 우린 자연스럽게 변을 누고 일어나서 물도 내리고 손을 닦는데 그렇게 잠시 고개를 돌리고 나면 방금 변을 봤는지도 모르게 변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우리가 눈 변은 변기 속으로 들어가고 아마도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인데 여전히 우리는 이 변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변을 눈다. 어쩌면 우리는 아주 멀끔한 흰 도자기…


  • 경성시대: 부재하는 역사 위 혼란의 교차로 (2/2)

    경성시대: 부재하는 역사 위 혼란의 교차로 (2/2)

    게다가 경성을 완벽히 재현하라고 경성시대 유행에 요구할 수 없다. 어쩌면 요구해서는 안 될지도 모른다. 이는 강한 트라우마로 해리성 기억상실을 겪은 사람에게 과거를 기억하라는 요구와 비슷하다. 서울은 복잡한 과거사를 가진 도시이며, 그 과거 또한 멀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 서울에서 숨쉬기(Breathing at Seoul) (2/2)

    서울에서 숨쉬기(Breathing at Seoul) (2/2)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서울에서 숨을 쉰다는 행위에 대해, ‘공기’에 대해 인지함으로써 발생하는 효과는 무엇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했다. 가장 강력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연결성’에 대한 부분이다. 호흡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신체 활동이라는 점, 빠른 속도로 타인을 내 안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매우 상호 연결적인 행위다. 동시에 이러한 점 때문에 호흡은 매우 정치적인 행위일…


  • 서울시 빨간버스의 선별과 배제

    서울시 빨간버스의 선별과 배제

    20세기 미국의 문학가 E. B. 화이트(E. B. White)는 일찍이 뉴욕에 대한 글에서 토박이들과 정착민이라는 정주하게 된 인구들 외에도 통근자들을 도시의 중요한 세 축의 구성집단 중 하나로 짚은 바 있다. 여기서 통근자들은 토박이와 정착민에 앞서 대도시의 중요한 행위자로 언급된다. 이들은 대도시의 기본전제인 분주함을 쉼 없이 제공하는 존재들로 언급된다. 이는 물론 이른바 ‘서울 대도시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베드타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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