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이승빈 (2021). 도시 사이의 잡종적 파편들: 접힌 세부구역과 모빌리티 인프라. 이승빈·김영대·신지연 (편), 〈잡종도시서울〉(pp. 101-183). 서울: 공간주의의 일부분입니다. 글의 전문 및 인용은 해당 서지정보를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도시 사이의 잡종적 파편들: 접힌 세부구역과 모빌리티 인프라
(3/6) “김포교통 버스는 더이상 김포에 들르지 않습니다”

앞선 절에 이어 잡종적 모빌리티 인프라스트럭처의 하나로, 서울 시내버스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나가 보자. 앞서 ‘빨간버스’(광역버스)에 주목했다면 이번에는 ‘파란버스’(순환버스)와 ‘초록버스’(지선버스)의 이야기이다.
서울의 시내버스 체계는 전국 지자체 최초의 준공영제가 시행된 2004년도 이래 분명 시당국의 관리감독을 기본으로 하지만, 개별 노선버스의 실제 운행과 노선 세부사항 운영은 개별 운수업체(서울면허 운수업체)와 여전히 직결되어 있다.
서울시 시내버스 인가 운수업체의 목록(버스정책과, ‘시내버스 인가현황’)을 살펴볼 때, 그 업체명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서울 그 자체, 서울의 옛 지명(으로 상정되는)들이다. 이를테면 한성, 한양, 경성. 이처럼 서울의 도시상상계에 있어 이른바 ‘진짜 서울’의 상은 이를 반드시 의도하진 않았을 부문의 작명 방식에 있어서도 그 정통성을 자연스럽게 공고히 한다. 이 공고화의 과정에서 심지어 이 지명들을 붙인 버스의 노선들이 각각 한성, 한양, 경성의 역사지리적 영역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결코 기이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진짜 서울’이 지금의 ‘서울’의 상상계의 정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 어쨌든 ‘진짜 서울’의 도시상상계는 서울의 도시상상계 전역으로 침투했고,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구역 전체가 서울에 편입된 영역, 예컨대 관악/양천/신촌/송파 등의 지명은 서울 ‘내부’의 노선운행 업체로서 일정한 ‘자연스러움’을 확보한다. 또한 이들은 이후 살펴볼 사례와 대비해볼 때, 서울 내부에서 완전히 재구성된 (서울의 일부로서의) 세부구역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에 기여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 자연스럽게 여겨지게 된 지명으로부터 유래한 사명들─그리고 다소 흔하게까지 보이는 몇몇 사명들─의 목록을 훑다 보면 흥미로운(이상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름이 하나 발견된다. 물론 그 이름은 해당 운수업체 버스노선의 시내 운행노선인 서울특별시 서쪽 각지의 도로에서 ‘실제로’ 목격된다.
이 자연스럽게 여겨지게 된 지명으로부터 유래한 사명들─그리고 다소 흔하게까지 보이는 몇몇 사명들─의 목록을 훑다 보면 흥미로운(이상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름이 하나 발견된다. 물론 그 이름은 해당 운수업체 버스노선의 시내 운행노선인 서울특별시 서쪽 각지의 도로에서 ‘실제로’ 목격된다.

김포교통이다. 우선적으로 흥미로워 보이는 지점은 앞서 살핀 것처럼 내부 지향적인, 때로는 배타적으로까지 보이기도 하는 지명 기반의 사명들 사이에 다른 지역 지명의 상호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물론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도시문헌학적 사례가 된다. 접혀진 도시세부구역에서 이전 시기의 이름이 잔존한다는 까닭이다.
김포교통은 선진그룹 계열사로 경기도 김포시 면허의 운수업체인 김포운수와는 별개의 사업주체와 운행노선을 갖고 있는 업체이다.
서울면허 버스운수업체인 군포교통 역시 경기도 군포시와 이름이 같다. 다만 군포교통의 경우 본사가 경기도 군포시에 입지해 있으며(면허지는 서울시 구로구 도림로), 군포교통에서 운행하는 지선버스 두 개 노선은 모두 군포에서 서울을 오간다(공동운영체제 간선버스 1개 노선 제외). 즉 본사가 서울에 소재하며 어느 보유노선도 ‘김포를 오가지 않는’ 김포교통과는 분명 사정이 다르다.
우선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그리고 분명하게 고려가 필요한) 레이어는 김포교통의 ‘김포’라는 이름이 도시문헌학적 기표라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서울은 확장으로 구성된 도시이다. 김포교통 대부분 노선의 주요 운행 지역인 오늘날 서울특별시의 한강이남 서측의 도시세부구역(강서구·양천구)은 양천군과 통진군이 김포군에 편입되었던 1914년 4월 1일의 행정구역 대개편으로부터, 법률에 의거 양동출장소, 양서출장소 설치로 서울시의 확장된 행정구역에 편입된 1963년 1월 1일까지, 약 50년의 기간 동안 김포군의 범위에 해당했다. 이에 구 김포군의 양동면, 양서면 일대에 해당하던 ‘오래된’ 공공·민간 시설에서는 ‘김포’의 이름이 발견된다. 이를테면 김포공항은 그 대표적 사례로 언급된다.

한숨과 원념이 뒤섞인… 김포공항의 문제는 언젠가 다시 다룰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김포교통에 대한 문제에 있어 도시문헌학적 수준만의 일반화는 곤란하다. 가령, 앞서 예를 든 김포공항의 경우 1939년 일본군 비행훈련장으로 개장했던 시초로부터, 1958년 기능·시설 준공으로 국제공항으로서 기능하게 된 시점까지 분명하게 김포군의 영역에 해당했다(물론 서울로의 행정구역 편입 이후에도 수 차례 증축이 있었다). 김포교통의 경우 이와 비슷하면서 분명하게 다르다. 김포교통은 서울 편입 이후인 1970년 설립되었다. 물론 여기서도 편입 이후로도 상당기간 겹쳐져 있던 기억의 문제를 포착하는 것은 중요할 것이다. 다만 이에 더해서 김포교통에 대해서는 개별화되고 또한 ‘서울화’되어 오늘날 (지속) 작동하는 측면들에 대한 고려가 그 이상으로 필요하다. 김포교통이 오늘날의 현황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서울화’의 과정은 연접한 도시 사이에 존재하던 세부요소들 간의 단절을 수반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보다 강조할 것은, 김포교통의 이름이 서울 바깥에서 주요한 이름이 되었다가, 서울 바깥에서는 발견되지 않게 되기까지의 전말이다. 현재 김포교통 모든 버스의 운행노선은 서울 시내만을 오간다. 다시 말해 서울의 꽤 넓은 범위에서 흔하게 목격할 수 있었던 김포교통의 버스를 막상 행정구역으로서의 김포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로 인하여 김포교통의 이름을 과거의 지역편입 이전의 남은 흔적으로‘만’ 독해하는 낭만적이거나 서정적인 관점은 일정한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다시 고려해보자. 지금의 서울시 강서구를 포함하는 김포군 양동면과 양서면 영역이 서울로 편입된 것은 1963년이었다. 반면 김포교통이 대륙교통(영등포구 양평동 소재)으로부터 김포를 기점으로 하는 노선과 차량을 가지고 분리 독립하며 설립된 것은 그로부터 수년 후인 1970년 7월이었다. 이때 분리의 맥락과 상호명은 김포시 소재의 기점지와 관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서울시의 실태조사를 통한 기업화).
오늘날 서울 강서구의 가양동·마곡동·등촌동·염창동·화곡동의 경우 양동면에, 내발산동·외발산동·공항동·과해동·방화동·개화동 일대는 양서면에 해당했다(1914년~1963년).
대륙교통의 소재지였던 영등포구 양평동은 김포군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았으며, 1914년 시흥군에 편입, 1936년에는 경성부에 편입되어 서울의 영역이 되었다(양화정).
김포교통은 이후 면허지인 서울시내의 본사 외에도 김포영업소를 김포군의 범위이던 김포면 일부지역(현 경기 김포시 감정동), 검단면 불노(현 인천 서구 불로동)에 두게 되었다. 이들 시설은 검단면의 인천광역시 이관(1995년), 김포의 시 승격(1998년) 이후의 시점에(도) 운영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체계에서 당시 서울시 면허를 갖고 있던 김포교통의 적잖은 버스들은 인천-김포-서울을 모두 오가게 되었다.

다만 김포교통의 초기 주요 노선들이 회사의 사가(社歌)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김포국제공항, 김포가도, 도심(“한강 건너 목적지”)을 주요 정류장으로 설정하고 있었다는 점은 여전히 분명히 고려해야 한다. 김포교통은 분명 서울면허의 업체였으며, 모든 노선의 기점이 김포영업소였던 것도 결코 아니다. 이를테면 한국 정부의 선전 뉴스영화이던 <대한뉴스>의 1986년도 영상(1580호 ‘손님맞이 준비’)에는 김포교통 차고지가 ‘공식적으로’ 등장하는데, 이곳은 지금의 서울 강서구 방화동 금낭화로 소재 차고지로 보인다.

그 대표격이 130번 및 230번 버스이다. 김포교통의 전신인 대륙교통 시절부터 운행하기 시작한 130번 버스(1970년, 기존 88번급행에서 개편)의 경우 김포-중앙청-새문안로/아현동을 오가는 노선이었다(1985년 기준).
김포교통의 노선보다 앞서 김포(또는 당시까지 김포로 ‘여겨지던’ 구 김포군 영역)를 오간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시내버스의 경우 1964년 28번 버스 22대가 존재했다. 또한 기록상 130번 버스의 전신으로 제시되는 88번급행의 노선은 김포에서 출발하여 제2한강교를 거쳐 신촌, 아현동, 서소문, 시청 등 도심지역에 진입하는 것이었다. 그 외에 88번지선이 존재했으며 지성운수(현 공항버스)의 노선에 해당했다. 88번 지선의 경우 1970년 기준 129번으로 개편된 것으로 보인다.
230번 버스는 130번 청색 버스노선의 운행경로 단축으로 분리신설되며 인천 불로지구와 김포 사우지구, 고촌, 그리고 서울 개화산역과 송정역을 주요 정류장으로 했다. 230번의 운행범위는 김포공항을 포함하는 구 김포군의 범위를 오가는 것이었으며, 해당 지역들이 서울 강서구/경기 김포시/인천 서구로 각기 편입·조정된 이후의 노선으로 230번 도시형버스에게는 ‘최초로 인천광역시에 진입한 서울시내버스’라는 타이틀이 남았다.

김포교통 230번 도시형버스 운행당시 주행모습. 사진의 차량은 흥미롭게도 두 차례의 대차를 거쳐 (노선 대부분에 해당하는 김포 내부가 아닌) 서울 내부의 강서, 양천, 구로, 동작 구를 운행하는 간선버스 654번으로 운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2004년 7월 1일, 서울특별시 버스 개편은 일종의 대격변이었다(시 교통개편의 일환으로 실시). 당시의 개편은 환승 시스템의 확대, 버스의 통행속도 상승, 그리고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의 준공영제 시행 등을 그 내용으로 했으며, 감소추세에 있던 시내버스 이용객수가 반등하여 상승 추세로 돌아서고 버스기사의 노동환경이 개선되는 등 시내 교통에 있어 유의미한 성과를 가져온 교통정책이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테다. 다만 이는 시내 교통에 국한되는 문제였다.
2004년의 준공영제의 경우 기존 민영 체제의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데에 분명하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준공영제가 그 ‘효율’을 위해 선택한 방식의 일부였던 차량총량제와 유상감편 정책, 그리고 차량 배정 등의 중점화는 시내교통 바깥에서 분명한 한계를 만들어냈다. 준공영제의 원칙하에서 특별시의 행정시계 바깥을 오가는 노선들에 대해 운행거리의 과다함, 그리고 서울시 세금의 시외인에게 사용된다는 명분이 수립되었다. 이에 따라 결국 서울과 서울 바깥을 오가는 수많은 노선들이 폐선·단축되었다(이에 대해서는 대성운수와 동해운수 등의 사례가 특히 잘 알려져 있다). 서울의 버스 개편은 결국 시내의 모빌리티를 활달하게 만들면서도, 도시와 도시 사이의 관계를 끊어내는─그리고 겹쳐진 지대 중 행정시계 내부에 해당하는 영역의 ‘서울화’를 보다 가속화하는─정책 실천이었던 것이다.
반복해서 강조하건대 서울은 결코 서울특별시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특히 서울의 다양한 부문은 인접 지자체(경기, 인천)의 인적 인프라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2004년의 버스 개편은 다양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정책 실천이었다.
개편안에 따라 개편 실시 이전에도 이미 서울과 경기의 버스 운수업체 간 공동배차로 맺어져 있던 노선들이 급속 중단되었으며, 더욱이 경기도·인천광역시와의 호환성 부족으로 인하여 이곳부터 출발하는 이용객들에게는 실상 혜택이 주어지지 않으며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수도권 이용객 입장에서 수도권 통합요금제로 환승 혜택이 가능해진 것은 경기도의 경우 2007~2008년, 인천광역시의 경우 2009년 10월 10일에 들어서였다.

앞서 살핀 김포교통의 230번 도시형버스의 경우 2004년 7월의 개편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번호만 서울 시내버스의 새로운 권역 체계에 맞춰 6641번으로 변경되는 정도에 그쳤던 것이다.

서울특별시 지선버스 6641번 노선(2015년 기준 추정): 방화도시7단지.국립국어원 – 방화역 – 개화산역 – (→ 김포공항국제선 → 한국공항공사 → 김포공항국내선 →/← 김포공항국내선 ← 한국공항공사 ← 김포공항국제선 ← 롯데몰.김포공항 ←) – 송정역U턴 – 방화중학교 – 개화파출소 – 개화검문소 – 고촌 – 조리미.장릉입구 – 사우아파트단지.시청입구 – 김포고등학교.등기소입구 – 김포시장.한전앞 – (→ 김포사거리.검단입구 →/← 검단입구.축협앞 ←) – 함성아파트 – 신안실크밸리.홈플러스 – 여우재고개 – 월드.동부아파트 – 동성아파트 – 백두아파트 – 이후 역순. 왕복 운행거리 42.9km.
물론 김포교통의 버스는 오늘날 김포를 오가지 않는다. 그 방향으로의 변화는 이 시점 부였다─다만 타지의 변화에 비하면 비교적 느리게 전개되었다(이는 접힌 세부구역마다 상이한 공간적 특수성 때문이었을까?). 2005년 10월 31일, 송정역부터 방화동(김포교통 차고지) 구간이 연장되는 동시에 기점이 불로동영업소에서 방화동본사로 변경되었다. 2008년에는 김포시내의 4개 정류장(선수동, 장곡, 천둥고개, 평교다리)과 김포와 바로 연접한 서울시내 지역의 2개 정류장(개화동 상사마을, 개화검문소)를 무정차로 통과하게 된다.
2007년 4월부 구간 단축과 불로동 기점화로 돌아가는 듯하였으나, 이어 2009년 7월부 구간의 재연장과 방화동 본사의 기점화가 재확정되었다.
이후 6641번 노선은 약 6년의 시간 동안 더 유지·운행되다가, 2015년 12월 31일 완전 폐지가 결정된다. 당시 서울특별시의 6641번 폐지 사유로는 서울시 강서구·양천구 등 지역 주민의 이동·접근성 등 이용 편의 제고가 제시된다.

대체 노선으로는 6648번이 신설되었고 기점은 기존 6641번과 동일하였으나(방화동), 신설 노선은 더 이상 서북향의 김포 방면이 아닌 동남향의 양천구 방면으로 향한다. 이로써 1960년대의 버스들로부터 시작되어 김포교통의 시점에 있었던 1970년의 130번 노선, 1985년의 230번 노선, 그리고 2004년의 6641번 버스의 계보는 일정하게 막을 내리게 된다. 6641번은 서울특별시 시내버스 중 (현재까지) 최후의 인천광역시 및 김포시 진입 노선으로 기록되기도 했으며, 6641번이 두 도시(또는 세 도시) 사이의 오랜 관계를 보여주는 지표였던 것처럼, 6641번의 폐지는 겹쳐진 세부구역들의 분리를─기존 관계 지속의 약화를─보여주는 지표였다고 할 수 있다.

기존 6641번 차량 11대에 더해 9호선 대체수송노선이던 8663번 차량 3대를 투입하여 신설되었다.
6641번의 폐지로, 김포교통 버스는 더이상 김포를 들르지 않는다: 6641번의 폐지와 6648번의 신설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김포시, 그리고 구 김포군의 인천편입지역을 비롯한) 서울 바깥의 지역에서 김포교통의 버스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제 각각의 도시세부구역은 별개의 지역, 또는 별개의 도시로 만들어져 가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이 별개의 세부구역들 간에서도 새로운 관계가 맺어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는 기존 흔적을 직간접적으로 생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가령 기존의 6641번 노선의 폐지를 대체하여 신설된 6648번의 방향은 방화동 일대의 축을 다르게 재설정하고 있다.
서울에 편입된 구 김포군의 양동면·양서면 지역은 각기 서울의 관문공항으로, 대규모 택지지구로, 서남권 대표부촌이나 번화가가 되었다. 또한 구 통진군의 양촌면 일대에는 김포한강신도시가 올라섰고, 인천으로 편입된 구 검단면에는 인천검단신도시가 올라섰다(이상 2기 신도시). 1973년부터 1989년까지 김포군 지역이었던 구 계양면에는 3기 신도시인 인천계양 테크노밸리가 들어선다. 이곳에서 모빌리티 인프라스트럭처는─심지어 상이한 신도시 주민들이나 입주예정자들 사이에도 많은 논쟁이 존재하기도 하지만─새롭게 구축될 예정이다.
이 재구조화의 과정은 물론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2기 신도시에 이어 3기 신도시에서는 서울 접근성과 교통망 개선여부 등 모빌리티 인프라스트럭처 망의 확보가 많은 이들에게 우선 과제로 손꼽힌다. 서울 내부로 편입된 세부구역을 살펴볼 때에도 1980·90년대의 도내신도시였던 목동신도시(목동신시가지아파트), 그리고 2010년대의 마곡도시개발사업 등의 시내 계획도시 구축과정에 있어 그 중요한 초점의 하나는 자체적 생활권의 구축 외에도 서울의 3대 도심(CBD, ‘GBD’, ‘YBD’)과의 촘촘한 연결망과 빠른 이동성이었다.
새로운 도시를 짓는 과정은 기존 세부구역들의 겹침을 상당부분 끊어내고 별개의 도시를 만드는 과정이 된다. 이들은 이제 ‘각각’ 서울을 둘러싸고, 서울과 각기 다른 관계를 형성했다. 새로운 모빌리티 인프라스트럭처를 통한 시공간 압축의 과정은 노선의 폐지와 대체, 빠른 속도성과 지하의 망들을 통하여 도시라는 양피지에 쓰여있는 흔적을 비가시화한다. 이렇게 도시 사이의 잡종적 흔적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
도시 사이의 잡종적 파편들: 접힌 세부구역과 모빌리티 인프라 (웹이식판)
- (1/6) 들어가는말-서울의 시계확장과 접힌 세부구역들
- (2/6) 서울시 빨간버스의 선별과 배제
- (3/6) “김포교통 버스는 더이상 김포에 들르지 않습니다”
- (4/6) 평평서울-버추얼서울, 스마트지도, 블라인드스팟
- (5/6) 도시(간)지하(사이)공간
- (6/6) 맺음말-잡종도시서울과 경계부 사이공간의 정치
이승빈
플랫폼 공간주의를 기획했고, 동료들과 함께 관여한다. 도시계획과 문화연구를 전공했고, 박사과정에서 두 영역의 관계(맺기)를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