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공간주의가 기획하고, 영남대학교 출판부(w.h.d)에서 펴낸 책 『이제 공간에 주의하십시오』(2023)에 개정, 수록되었습니다. 이 글의 전체 버전은 이제 책을 통해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또한 서울시 청년허브의 지원으로 펴낸 독립출판물 『잡종도시서울』의 일부분으로 시작했습니다. 독립출판물에서는 글의 초판을 확인 가능합니다.
우리가 하나하나 알 수 없을 많은 노력 끝에 우리가 누는 변은 이제 하천과 세계에 극적인 재난을 가져오진 않는다. 대신 탄소가 그 역할을 이어받았다. 강물에 변을 풀던 시절 그랬듯 우리가 별 생각 없이 풀어놓는 탄소는 이제 행성적 역량을 가진 기후재난으로 나타날 수 있게 되었다. 서울 바깥으로 내보낸 변이 어떻게든 서울로 돌아온 것처럼 남한 바깥으로 내보낸 탄소는 이상기후와 먹거리공급망 붕괴 같은 모습으로 우리 앞에 돌아온다. 지구가 도시로 뒤덮인 상황에서 도시세계의 변두리는 없다. 도시는 다른 도시에게 그대로 영향을 주고 우리는 이제 원하든 원치 않는 행성에서 함께 사는 데 치러야 할 비용을 함께 치러야 한다. 아직 미진한 수준이지만 위 비용을 두고 경제와 생태 간의 번역은 점점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유럽연합이 준비 중인 탄소국경세가 대표적인 예다. 환경은 이제 경제다.
김영대
플랫폼 공간주의를 기획하고 개발했다. 기술 인터페이스와 생태계가 생산하는 정치와 경제, 상상력의 양식에 관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