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열기 혹은 메타게이밍을 위한 공용 장치?

 

⚠ 이 글은 공간주의가 기획하고, 영남대학교 출판부(w.h.d)에서 펴낸 책 『이제 공간에 주의하십시오』(2023)에 개정, 수록되었습니다. 이 글의 전체 버전은 이제 책을 통해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픈월드 장르의 새로움은 금방 소진되었다. 오픈월드 게임의 수가 늘어나면서 베데스다, 유비소프트로 대표할 수 있을 몇몇 오픈월드의 계보는 플레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픈월드가 그저 공간적으로 분산된 NPC, 아이템, 적, 스크립트 따위로 이루어진 유한한 사건의 다발이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NPC와의 대화 스크립트는 쉽게 고갈되었고 대량제작된 퀘스트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몇 차례의 플레이 뒤 플레이어는 익숙하거나 거의 같은 스크립트를 경험한다.

결정적으로 오픈월드는 오픈돼있지 않았다. ‘열린’ 세계의 가장자리엔 그 끝에서는 보이지 않는 벽이나 오를 수 없는 산, 무한한 바다가 있어서 플레이어 캐릭터는 벽 앞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강제로 살해당한 뒤 세계 안으로 리스폰되기 일쑤였다. 사건 혹은 퀘스트 간의 상호작용은 미미했으며 특히 세계에 결말을 가져올 사건은 메인 퀘스트의 선형적 시퀀스로 제한되었다. 오픈월드의 상호작용과 공간 양면의 기저를 이루던 유한성은 금방 폭로되었던 것이다.

 

김영대

테크노사이언스와 미디어의 생태를 중심으로 한 문화의 역동을 좇고 있다. 또 사회의 행위자뿐 아니라 연구자 자신에게 기술적 장치가 미치는 효과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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