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공간 – 자율성 혹은 행위역량을 궁구하며

 

⚠ 이 글은 공간주의가 기획하고, 영남대학교 출판부(w.h.d)에서 펴낸 책 『이제 공간에 주의하십시오』(2023)에 개정, 수록되었습니다. 이 글의 전체 버전은 이제 책을 통해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행위하는 것과 그것의 배경이라는 공간적 은유는 아주 인기가 많은 도식이어서 게임을 이야기 할 때도 반복해 발견된다.

플레이어는 인터페이스, 알고리즘, 레벨디자인 따위에 둘러싸여 있으므로 그의 모든 선택은 이미 계산된 행위 공간 속의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혹은 그는 일개 소비자에 지나지 않으며 게임 시장과 산업 속에서 최악의 게임을 구매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 풍경 바깥의 누군가는 게임 디자인을, 게임 산업을 변혁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든 이야기에서 우리가 다루는 행위하는 것과 배경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겠다. 언어와 화자, 유전자와 표현형, 사회와 개인, 뇌 성차와 인간 발달, 구조와 신화, 인터페이스와 플레이어. 여기서 아마도 우리 자신, 행위하는 인간 주체에 대한 우려가 쉽게 호환되는 행위자와 배경을 동원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거꾸로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행위자의 형상과 역량은 각기 다른 배경에서 전혀 다른 것으로 변모한다. 예컨대 보편문법을 실천하는 화자는 컨트롤러와 손가락, 눈 없이 비디오게임 인터페이스에 접속할 수 없을 것이다.

 

김음

테크노사이언스와 미디어 그리고 우리 세계의 위험과 경제에 관심이 있다. 플랫폼화되는 인터넷에서 공동의 공간과 감정, 정체성이 조직되는 방식을 탐구하고 있고 조사에 유용한 디지털도구의 디자인과 협업 양식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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